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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Profile
시시함 (詩詩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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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詩詩)합니다.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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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내가 그다지 사랑하는 그대여 내 한평생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런 시,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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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말의 힘,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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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목 없는 나날, 허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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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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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했다. 더 다정한 척을 세 번도 넘게 했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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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목 없는 나날, 허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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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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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걸어서 천년이 걸리는 길을 빗물에 쓸려가는 게 사랑이지. <사랑시 1,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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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등에는 눈이 없고, 코도 입도 가슴도 없는데 돌아서서 가는 사람의 등은 먹먹하고 둥그렇고 기웃하다 <등,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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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뺄셈에 약하다 남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따로 또 같이,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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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목 없는 나날, 허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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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1 months
행복이란 주고받는 따뜻한 말로 외로움을 잊는 순간이다 (...) 오래오래 이곳에 살고 싶다 <황혼제, 신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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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했다. 더 다정한 척을 세 번도 넘게 했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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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사우나,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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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창 밖의 비가 그렇고 <사는 이유,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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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없어진 나날보다 있었던 나날이 더 슬프다 <텅 빈 액자, 유희경>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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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0 years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슬픈 환생, 이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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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계절감, 오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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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겉으로 보기엔 없었던 것 같은데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 <있었던 일, 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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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때로 내 눈에서도 소금물이 나온다 아마도 내 눈 속에는 바다가 한 채씩 살고 있나 보오 <그리움,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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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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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나는 뺄셈에 약하다 남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따로 또 같이,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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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옛날의 불꽃,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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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지금도 산수를 잘 못하고 내가 나밖에 될 수 없어 괴롭고 왜 사람들은 부끄러우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릴까 마치 그것이 마음이라도 되는 것처럼 <유리코,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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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풀 한 포기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너는 내 운명,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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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왜 극장처럼 어두워서야 삶이 상영되는 느낌일까 극장 매점의 팝콘처럼 하얗고 가벼운 나비 같은 생은 어떤 감촉일지 가끔씩 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병아리 깃털이나 잎일 수 있는지 후, 불어보고 싶어진다. <방명록 2,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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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우리는 서로가 기억하던 그 사람인 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사랑과 희망의 거리,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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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림자는 태양이 사물을 영원히 주시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을 <체념(體念),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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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꾀병,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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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적어놓은 건 반드시 벌로 돌아온다. 밤새 쓴 편지를 감히 다시 볼 수 있는 자는 많지 않다 세상에 모든 편지에는 죄가 많아 인간은 밤새 적은 편지에 초라해진다... 영원히 남겨진다 편지를 쓴 죄 그리움 같은 것을 적은 죄 <편지,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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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풀 한 포기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너는 내 운명,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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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느린 것은 느려야한다. 느려져야 한다고 다짐하는 내 마음 뿐, 느림, 도무지 느림이 없었습니다. 자유로운 자유가 없는 것처럼, 정말 느린 느림은 없었습니다. 나는, 나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느린 느림,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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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몇 개의 이야기 12,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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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배를 매며,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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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기 위해 지독하게 환해져야 하는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빛의 모퉁이에서,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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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밥,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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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오늘 하루도 영 정갈하지 못하다 어제는 불길했고 또 그저께는 서툴렀다 ... 시간에게 정갈하고 싶었다 세련되고 싶었다 내 유전자는 그리워하는 정보밖에는 가진 게 없다 <유전자는 그리워만 할 뿐이다,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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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1 months
왜 이별은 가벼워지기 위해 뿌리가 길까 <수증기,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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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 <청춘,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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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오늘도 감기지 않는 내 눈을 기다리다 잠이 혼자 먼저 잠들고, 잠의 옷도, 잠의 신발도 잠의 문패도 잠들고 나는 남아서 혼자 먼저 잠든 밤을 내려다본다. <남들이 시를 쓸 때, 오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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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다정이 나를,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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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사라졌는데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그늘 속의 탬버린,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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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다시 1월, 올해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니다 1년만큼 더 늙은 내가 또 한번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1년,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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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나를 보태기도 하고 덜기도 하며 당신을 읽어나갑니다 <양팔저울, 함민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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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너는 어딘가 가려 했지 나는 어디에라도 있으려 했지 <모래의 향방,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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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멀어지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뒷모양을 오래 쳐다보게 한다 <막차의 시간, 김소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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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어떤 경우,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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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사라진다는 것은 문을 열고 나가 문 뒤에 영원히 기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다지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의자, 박서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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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랑 함께 없어져볼래? 음악처럼 <미완성 교향곡, 김행숙>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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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사랑은 우리 둘만의 일 겉으로 보기엔 없었던 것 같은데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 <있었던 일, 이생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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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 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심장이라는 사물 2,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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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음악,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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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일 어떤 것이 더 난해한가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 늙어가고 있다 <목 없는 나날, 허은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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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맘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서시, 한강>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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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없어진 나날보다 있었던 나날이 더 슬프다 <텅 빈 액자, 유희경>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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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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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멀어지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뒷모양을 오래 쳐다보게 한다 <막차의 시간, 김소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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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당신의 눈빛은 나를 잘 헐게 만든다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해서 수면(水面)은 새의 발자국을 기억하지 않는다 <문병 - 남한강, 박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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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1 months
알 수 없다 내가 기대한 모든 것이 지금 길 끝에서 마지막 잔광을 흩뿌리는 햇살처럼 덧없다는 것,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이 새가 날아가고 난 다음의 텅 빈 하늘처럼 무연하다는 것 <저녁 산책, 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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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한 시절을 훑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먼지 같은 사람과 먼지 같은 시간 속에서 먼지 같은 말을 주고받고 먼지같이 지워지다 먼지같이 죽어가겠지. 나는 이 불모의 나날이 마음에 든다. <별 시대의 아움,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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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함 (詩詩含)
1 year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오래된 書籍, 기형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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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무 때나 나는 눈물 흘리지 않는다 <희망, 기형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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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멀어지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뒷모양을 오래 쳐다보게 한다 <막차의 시간, 김소연>
0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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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다시 1월, 올해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니다 1년만큼 더 늙은 내가 또 한번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1년, 오은>
0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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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마음은 인간의 외곽이 아닌데 왜 자꾸 들통 나는 걸까? <동화, 이이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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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 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편지, 이성복>
0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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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맘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서시, 한강>
0
150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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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밤은 네가 잠들기를 바란다 자장 자장 자장 밤은 차곡차곡 조용해진다 밤은 너를 재우기를 바란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밤은 혼자 있고 싶은 것이다. <밤, 황인숙>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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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그때 힘이 없어 용서를 빌지 못한 그 사람도 아직 나다. 그때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한 그 사람도 여전히 나다... 아직도 내가 낯설어하는 내가 더 있다 <밖에 더 많다, 이문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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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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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거야 너를 흠뻑 적실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황인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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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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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기억의 자리, 나희덕>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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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데도 사과 한 입 깨물 때 의심과 불안이 먼저 씹힌다 주로 가까이서 그랬다 보이지도 않는 무엇이 묻었다는 건지 명랑한 말에도 자꾸 껍질이 생기고 솔직한 표정에도 독을 발라 읽곤 했다 <껍질째 먹는 사과, 이규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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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넌 어떤 사람이 될 것 같아? 얼음처럼 단단한 사람, 사라질 땐 흔적도 안 남기는 그런 사람, 그럼 넌? 고양이 발바닥 젤리 같은 사람, 어딜 걸어도 안 다치는 그런 사람, 그렇게 믿어야 겨우 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세상 <리폼 캠핑, 박상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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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침묵이 두렵다 침묵은 그러나 얼마나 믿음직한 수표인가 내 나이를 지나간 사람들이 내게 그걸 가르쳤다 <오후 4시의 희망, 기형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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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계절감,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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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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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사라진다는 것은 문을 열고 나가 문 뒤에 영원히 기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다지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의자, 박서영>
0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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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믿고 싶어서 믿기 시작하다 보면 믿지 않아도 믿게 되는 순간이 온다고 나는 나를 속이고 있었다 네가 너를 속이고 있듯이 <얼굴은 보는 것,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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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서둘러 떠나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듯 눈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그립고 그리움은 만질 수 없어서 멀다 만지면 없어지는 사람을 누가 미워할 수 있겠나 <흰 모습, 이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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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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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고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저희들을 겸손하게 만들어주십니다. <램프와 빵, 기형도>
0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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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우리는 서로가 기억하던 그 사람인 척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사랑과 희망의 거리, 김소연>
0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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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슬픔도 오래되면 영혼이 밝아진다구요 생은 박하사탕 같아서 그렇게 시리고 환했지요 <낮달, 권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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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水墨정원 9 - 번짐,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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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 너무나 처연하게 늘 한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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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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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많이 좋아하면 귀신이 돼 ...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 귀신이 안되려고 노력하는 모양이 안됐다 기껏 인간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가엾다 <귀신 하기, 김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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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4 years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사라졌는데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사람 <그늘 속의 탬버린,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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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2 days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맘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서시,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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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5 years
우리 언니는 입으로 제법 괜찮은 산문을 쓴다. 그러나 그녀의 유일한 글쓰기는 여름 휴양지에서 보내온 엽서가 전부다. 엽서에는 매년 똑같은 약속이 적혀 있다; 돌아가면 이야기해줄게. 모든 것을. 이 모든 것을. <언니에 대한 칭찬의 말,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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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갑자기 흥겨워지는 사람이 있고 갑자기 지쳐버린 사람이 있고 내일이 오자 문득 내 인생에서 사라지는 사람이 있고 <엉뚱해, 이장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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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사우나,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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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3 years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계절감,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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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5 years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 <슬픈 환생, 이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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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순간,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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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마음이 가난한 자는 소년으로 살고, 늘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다 ... 잊고 싶었지만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 어떤 불운속에서도 너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오십미터,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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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새로운 별이 발견됐다. 그렇다고 하늘이 더 밝아졌거나 부족했던 뭔가가 채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잉,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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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나는 이제 철봉에 매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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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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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1 year
누구나 겨울을 위하여 한 개쯤의 외투는 갖고 있는 것. <조치원,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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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시인이 안 되어도 우린 슬픔을 쓸 수 있어요. <시, 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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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4 years
천만 결 물살에도 배 그림자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움,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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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함 (詩詩含)
2 years
많은 기적들 중 하나: 공기처럼 가볍고 조그만 구름 하나가 저 무겁고 거대한 달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 <기적을 파는 시장, 쉼보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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