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팬들이면 이 소설 속 장면이 어떤 때인지 다 알 것이다. 연대노천극장에서 드뷔시의 달빛을 연주하던 그 장면.
프란츠 <음악소설집> 중 김연수 작가님의 <수면 위로> 작가님도 이 때 함께 하셨었나보다. 풀벌레 소리와 밤하늘의 달. 그리고 조성진의 연주. 잊지 못할 추억
3악장 시작부터 짜릿. 예전의 4번 연주와 또 달라져 있었다. 좀 더 과감해졌고, 파워가 더해졌다. 예습으로 여러 연주자의 버전을 들었지만 오늘은 그 누구것도 아닌 조성진만의 버전이었다. 카덴자에서는 마지막을 향해 점차 폭발하는 한음 한음의 진행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임윤찬 협연 정명훈 지휘, 뮌헨 필하모닉. 온라인으로 미리 들을 때도 느꼈지만 무척 독특한 베피협4번이었다. 그래도 역시 직관이 더 설득력있게 들릴수도. 무아지경의 1악장 카덴자를 보면서 문득 베토벤의 소감이 궁금해졌다. 2악장 때도 모두 숨죽여 감상하는 순간의 몰입도가 높았다.
베를린필의 연주에 얼이 빠졌지만 놀랍게도 1부의 베피협 4번에서는 베를린필의 존재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초반 오케의 소리에 감탄하고도 조성진의 연주를 듣다보면 잊게 되는 진귀한 경험. 1악장 카덴자에서는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라고 절레절레. 2악장 특유의 서정과 노래가 돋보였다.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 비르투오소의 격한 피아노 연주를 예상했다가 아니 이 분 왜이리 따뜻하고 음색이 고운 분이었던가. 숲의정경 고독한 꽃에서는 울컥했고 마지막 최애곡 이별에서는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다. 밤의 가스파르 교수대에서는 날카로운 비주얼을 상상했으나 이조차 잔잔하게 읇조린
오늘 조성진의 단테소나타 중간부분에서는 결국 눈물이 글썽. 라벨은 밤의 가스파르는 이젠 너무나도 쉽게 치네. 우감왈 드디어 듣게 되서 기쁘고. 어른의 맛으로 돌아왔네. 피아노 상태가 아쉬웠으나 인터미션 때 조율후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여 연주하며 단테에서 끝장을 냈다. 쿠프랭도 앵콜 해줘
멘델스존 서곡은 모르겠다.조성진의 슈만만 기다리다 떨려 죽을 것 같았는데 내 자리가 D블록 2열이긴 하다만 이렇게 얼굴이 잘 보이는 자리일줄은. 그리고 피아노 끝쪽이라 소리가 넘 잘 들린다. 숨멎을거 같아서 소심하게 힐긋 쳐다보며 슈만 피협의 한음한음을 듣는데 행복했다.
7월 4일 공연. 광기와 몰입의 피아노를 완전 지배한 조성진의 새로운 모습. 구바이둘리나 샤콘느에서 넘 큰 충격을 받아서 브람스를 걱정했는 헨델변주곡 작년보다 더 좋네. 카프리치오의 2번은 역시 감탄.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슈만 에튀드 템포가 달라졌고 개성이 담���다.근데 이 버전 넘 좋아.
알쓸별잡 크리스토퍼 놀란 나왔는데 심채경 박사님 질문 너무좋고 신선하다 여쭤보려고 직접 노트에 적어오신 애티튜드도 좋아
“우리는 모두 복잡한 존재고 하나의 기준으로 분류될 수 없는데 당신은 복잡한 사람인가요? 그 복잡성을 쉽게 풀어 정리하고 싶나요, 더 깊은 복잡성을 탐구하고 싶나요“
하지만 조성진은 슈피협의 달인이 되어 있어서 고군분투 하며 여전히 잘 연주해 주었다. 좋게 말하면 도쿄필은 수줍은 사랑버전인가. 앵콜에서는 드디어 하이든 소나타 34번 3악장을 들었다. 넘 잘쳐. 리싸 왜 안 해주시나요. 통통 튀는 애교 넘치는 연주. 사랑스럽다. 오늘도 안녕하고 들어갔다.
칸초네타는 정말 어제 광주 때도 느꼈지만 진짜 맛깔난다. 사랑스럽다가도 발랄. 페트라르카 소네트들은 세밀한 감정 하나하나가 다 느껴졌지만 어제보다는 더 적극적인 감정 표현. 단테에 이르러서는 다 쏟아내는데 난 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요란하지 않게 차분히 나아가는 조성진이 좋다.
역시 내가 좋아하는 전람회의 그림. 첫 시작의 트럼펫 조마조마하게 듣는데 훌륭하게 미션 수행. 알토 색소폰 넘 좋았다. 서울시향 넘 잘한다. 피날레에서는 감동의 눈물도 찔끔. 투간 소키예프 지휘도 넘 잘 보이는 자리라 연주와 지휘 보는 재미도 쏠쏠. 오늘도 뿌뜻한 공연이었다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 재닌얀센 바이올린, 오슬로 필하모닉.투오넬라의 백조 시작음부터 오늘 연주는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재닌 얀센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메조 소프라노의 노래처럼 들렸다.이 곡이 이런 아름다운 멜로디를 갖고 있다니. 곡이 끝난 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김선욱 리사이틀. 가기 전 회사에서의 혼돈상황을 마무리하고 나왔다. 하이든 49번 소나타 폴루이스 음반으로 닳도록 들었던 좋아하는 곡. 이렇게 부드럽게 치시나요. 오른손의 여린음 넘 잘 친다. 감미로워. 다비드동맹무곡은 이보다는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버전을 선호한다.
서울시향 키안 솔타니 협연. 목요일 공연을 뒤늦게 올린다. 집에 오자마자 잠들어 버려서 깔끔하지만 요즘 소리 같지 않은 독특한 음색. 드보르작 협연의 모티브가 된 사랑하던 이의 부고로 작곡하게 된 곡을 앵콜로 베이스와 첼로 다른 파트들과 함께 연주해 주는데 그 순간 눈물이 나서 혼났네.
오늘 조성진의 단테소나타 중간부분에서는 결국 눈물이 글썽. 라벨은 밤의 가스파르는 이젠 너무나도 쉽게 치네. 우감왈 드디어 듣게 되서 기쁘고. 어른의 맛으로 돌아왔네. 피아노 상태가 아쉬웠으나 인터미션 때 조율후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여 연주하며 단테에서 끝장을 냈다. 쿠프랭도 앵콜 해줘
부흐빈더님 역시! 베토벤을 수천번 쳐보면 저 경지에 오를 수 있는건가. 연주속도는 그렇다쳐도 거침없이 이어가는 곡의 흐름은 순간의 디테일보다도 전체로 감상하게되는 새로운 경험. 전원 4악장 마지막은 아르페지오처럼 들릴 경지. 열정은 넘나 아름다웠다. 곡이 끝나고 전원기립
카바코스의 실연 직관은 오늘이 처음. 이제서야 뵙네요. 아니 생각보다 부드럽게 거리낌없이 연주하시네요. 영상으로 볼 때보다도 체격도 더 커서 소리도 생각보다 볼륨이 있는 편. 정말 잘 하시는 분이구나. 감탄하며 들었다. 쇼스타코비치 바협1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순삭.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해보았는데 떨리고 물론 엉망이었지만 생각보다는 할 만 하더라. 내가 전문연주가로 리사이틀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치는 거잖아. 역시 한 번 해봐야 아는 건가. 근데 잘 치는 분들은 진짜 침착하게 잘 하더라는. 새로운 경험이었음. 쇼튀드 25-1 이제 그만하자.
도쿄필 조성진 협연. 다시 만난 슈피협. 하지만 아직은 합이 잘 맞지 않는 듯 했다. 익산에서는 괜찮아지려나. 정마에의 템포였을까. 영감 왜불러...그 노래 장단 같았다. 힘이 빠졌달까. 열정적인 게반트하우스와는 대조적. 각 악기와의 대화파트에서도 악기들이 아쉽. 첼로 대화파트 아쉽
스티븐 허프 금호아트연세. 기대했던 공연. 덕분에 세실 샤미나드를 알게 됨. 샤미나드 연주는 음 하나하나 감정이 실려있다. 넘 좋네.리스트 소나타는 어후 속이 다 후련하였다. 파워가 아주 대단하십니다. 쇼소3번은 특이하였다. ���히 2악장.라피협3 때와 유사한 느낌. 허프만의 쇼소인 것으로
스티븐 허프 서울시향과의 라피협 3번. C블록 3열로 무척 앞이어서일까. 오케 소리가 거의 안들릴 정도. 피아노 엄청 세네. 이분도 정형적인 라흐가 아니지만 플레트네프 때의 감동은 없었다. 피아노 음 하나하나 분절로 다 들리긴 처음인 듯. 아무 감흥이 없어서 나도 둥절.
바실리 페트렌코 완전 내 취향. 깔끔하니 넘 좋다. 드보르작 8번은 2악장이 환상적으로 이어져 감탄을 했다. 4악장까지 금관과 현의 일사분란함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브피협은 피아노 소리가 넘 안 들려서 약음페달 밟고 연주하나 싶었지만 서울시향 단원들과 연주한 브람스 앵콜이 넘 좋았다.
여름음악축제 막공. 안토니오 멘데스 지휘 백건우 피아노 협연. 모차르트 피협 26번. 합창석 풀려서 좋은 조건으로 예매. 릴리 크라우스 버전으로 예습해 갔는데 역시 다른 느낌. 또랑또랑 버전보다는 시처럼 낭독하는 이야기버전. 2악장의 피아노만 연주할 때의 순간은 경건해지기도.
오늘 첼로 첫 수업. 멘붕. 상멍충이. 활 잡는 것만 한 달 하게 생겼음. 도무지 감이 안 옴. 피아노 치다가 첼로 수업 받고 다시 피아노 연습하니 대혼돈. 그나마 피아노가 더 쉽네 혼잣말 하며 한숨. 하지만 재미있다. 신나네. 활만이라도 사서 활잡는 연습 하고 싶어지는 또 장비구비병 도짐.
특히 4번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와 포옹을 하는데 그 마음이 전해져 나도 울컥했다. 악장님도 울컥하셨던 듯 한데. 두 번의 인터미션이 있는 2시에 시작해서 6시에 끝난 긴 공연인만큼 중간에 악장님을 비롯해 단원들도 교체하며 번갈아 연주했다. 마지막에는 피아노 뚜껑을 닫아버린 박재홍 ㅋㅋ
다닐 트리포노프 리사이틀. 파워와 몰입으로 명성을 확인했다. 잘 친다. 근데 슈만은 이미 난 디테일에 미친 cho 스타일 선호. 라벨은 역시 과격해. 듣다가 라벨은 어떤 스타일을 더 선호했을까 궁금해하며 들었다. 스크랴빈을 무척 좋아하는데 넘 잘 치더라는. 사인은 패스.
조성진 강릉 리싸 맛집 투어. 강릉역 옹막에서 물막국수와 만두 먹음. 만두는 혼자 먹기에 양이 많아 옆 테이블 혼자 오신 분께 2개 드리고 먼저 나왔는데 오늘 조성진 공연 내 옆자리에 그 분이 앉아 계셔서 놀랐다. 조성진 리싸 투어는 이렇듯 즐거운 우연도 만들어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