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리던 선우는 고개를 들지조차 않고 입을 열었다. 이사님 지금 외근 나가셨어요. 보고 사항 있으시면 여기 앞에 두고 가주세요. 차분한 거절에도,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는 가까워지기만 했다. 이사님 외근 나가셨습니다. 선우가 다시 한번 말했다. 가까워지던 발걸음이 선우의 앞에 우뚝 멈춰 섰다. 선우는 그제야...

작중 등장하는 국가와 역사 및 지명은 모두 허구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폴리티션'을 오마주하였습니다 운동장에 선 정원이 국궁복의 허리띠를 꽉 졸라매었다. 정원은 오늘의 첫 수업인 국궁을 위해 준비해온 활을 조심스레 바닥에 세워두었다. 그리고 준비된 ��살을 한 움큼 집어 들었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인지 귀 끝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입헌군주제가 존재하는 가상의 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작중 등장하는 자료는 모두 허구입니다. 검은 리무진이 왕실 외궁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과 뒷좌석을 가로지르던 작은 문이 열렸다. 도착했습니다. 기사가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원은 기사와 눈을 맞추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딸깍, 리무진의 운전석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원은 길게 숨을...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을 오마주 하였습니다. 알오물 주의 (알파 = 양인陽人 / 오메가 = 음인陰人) 리네이밍....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이 수도 중경 中京에도 드디어 입춘 立春이 돌아왔소.입춘立春, 모두가 따스함에 떠는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요. 이는 곧 수도의 높으신 분들이 쌍쌍이 제 짝을 찾아 헤매는 '그 시기'의 시발점을 알리는 것이기도...

가센... 샷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앞에 둔 성훈이 다리를 달달 떨었다. 성훈은 한껏 불안한 얼굴로 맞은 편에 놓인 아이스티를 바라보았다. 잔에 맺힌 물방울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딸랑, 유리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카페에 들어선 익숙한 얼굴이 카페 안을 두리번거렸다. 성훈은 제 손을 꽉 움켜쥐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긴 숨을 들이마셨다. 천천히 다가온...

2022 폴리티컬 러브 매치 매서운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개경에 처음 발을 들이던 순간부터 내리던 눈은 종일 멎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쌓이고 쌓인 눈 때문에,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이 푹푹 빠졌다. 선우는 하나뿐인 제 누나와 단단하게 팔짱을 끼고는, 걸음을 옮겼다. 개경 제 1 남자 고등학교 開京 第 一 男子 高等學校 굵직하게 적힌 학교 명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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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이 휘날렸다. 콜록콜록. 선우가 옅은 기침을 내뱉었다. 사막을 건너기 시작한 지도 벌써 이년 째 였는데, 이렇게 거센 모래바람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몇 번이나 제 목을 가다듬은 선우가 고개를 들어 제 눈앞에 펼쳐진 신전을 바라보았다. 신과 인간이 워낙 가까운 시대이니, 사막 한가운데에 신전이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지만.......

김두식, 김산호, 김선우. 선우와 피가 섞인 가족들의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세 식구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산다. 왜냐하면, 선우의 아빠인 김두식 씨는 선우가 여덟 살 때 돌아가셨고, 누나인 김산호는 얼마 전에 결혼을 해서 분가 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라나,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사람이었지만, 선우는 어릴 때 조금 아팠다. 타고난...

안녕하세요 설공. 저는 왕자님을 지지하는 한 학생입니다. 왕자님을 가까이서 보필하신다고 항상 고생이 많습니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기호 3번 김선우 후보에 대해 고할 것이 있어 이리 연통 드립니다. 몇 년 전 나-제 접경지의 마로현을 함락 시켰을 때를 혹시 기억 하시는지요? 당시, 우리의 훌륭한 첩자가 백제의 마로현 기지에 침투해서 기지의 내부 지도를...

순화군 일기 왕실 가계도 UPDATE! 七 성훈이 부풀어 오른 은영의 배에 가만히 귀를 대었다. 아가가 쿵쿵 발을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성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 성훈을 본 은영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성훈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내렸다. 한참이나 성훈의 머리통을 매만지던 그녀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성훈아,...

작중 등장하는 모든 역사, 인물 및 정치집단은 모두 허구입니다! 고구려(정식 명칭 고구려국)는 어떤 나라였는가. 누군가가 그리 물으면 대답할 말이 참 많습니다. 왜냐하면 고구려는... 한반도의 다른 남부 3국 [ 신라, 가야, 신라 ] 과는 다른 점이 제법 많은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고구려는 한반도의 삼국 중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나라였습니다. 최남단인...

선우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오늘도 제 침대를 침범한 리키는 얕은 숨을 내쉬며 자고 있었다. 선우는 제 가슴팍에 올려진 리키의 팔을 살살 떼어냈다. 깊게 잠든 리키는 선우의 움직임에도 눈을 뜨지 않았다. 선우가 침대 아래로 조심스레 발을 내렸다. 선우는 이내 느릿하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방이라 그런지, 방문 앞에 다다른 건...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침대에 앉아 날밤을 꼬박 새운 선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열린 문으로 잔뜩 지쳐 보이는 리키가 들어왔다. 순식간에 리키에게 다가간 선우가 그의 팔을 잡아챘다. 너, 갈 데도 없는데 어디서 잤어? 걱정이 잔뜩 섞인 물음이었다. 하지만 리키는 입을 꾸욱 다물고는, 제 팔에 올려진 선우의 손을 떼어냈다. 선우가 고개를...

동성끼리도 편하게 연애하고 결혼하는 세계관입니다.... ＂선배님, 혹시 미팅 나가실 생각 없으십니까?＂ 쭈볏쭈볏 다가온 희수가 물었다. 쌩뚱맞은 그 질문에 성훈이 들어 올렸던 바벨을 내려두었다. 성훈이 고개를 돌려 희수에게 물었다. ＂미팅? 나랑?＂ 네. 선배님이 우리 해사의 대표 얼굴 아닙니까. 예전에 팸플릿도 찍으셨잖아요. 희수가 사람 좋게 웃으며...

입학식 이후로 성훈은 정원과 머리털 끝 하나 엮일 수 없었다. 학년도 달랐고, 생활 반경도 달랐으며, 지나온 국적마저 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성훈이라고 정원과 마주할 방법을 찾아보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엮이려고 해보아도...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직접 찾아가기라도 했다가는, 안 그래도 살얼음판 같은 학교가 박살 나는 건...

띵동,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성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불을 뒤집어 썼다. 아마도 하연과 함께 학교에 가려고 찾아온 친구 같았다. 바깥에서 하연의 발소리가 울렸다. 이불로 겨우 귀를 틀어막은 성훈이 몸을 웅크렸다. 하연이 인터폰 너머의 누군가와 말을 주고받았다. 편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니 제 예상이 맞는 것 같았다. 성훈은 다시 긴장을 풀고는 침대...

※ 트리거워닝 ; 자살사고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성훈이 느릿하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아직도 초점이 잡히지 않아 눈 앞이 희뿌옇게 보였다. 성훈은 몇 번이나 다시 눈을 끔뻑였다. 흐리기만 했던 시야가 점점 밝아지고,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좀 들어?＂ 익숙한 목소리였다. 성훈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목을 겨우 돌리고는 제 곁에 선 이를...

안녕하세요, 태호 문화·스포츠 재단 이사장 박성훈입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 민오동 빙상장 개장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귀빈과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민오동 빙상장의 개장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민오동 빙상장의 개장을 위해 힘써주신 사랑하는 저의 부마께는 조금 더 특별한 감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 태호...

成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교실 앞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훈이 고개를 들었다. 낯짝도 두껍지. 여길 오네.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저는 다른 후보들이랑 다르잖아요." "이름 알리려면 열심히 해야죠." 선우가 제 홍보 책자 뭉치를 교탁 위로 올리며 말했다. 그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성훈 제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두면 아무도 안...

성양

덜컹, 도서관의 문이 흔들렸다. 성훈이 고개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청소 도구를 가득 들고 온 정원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성훈도 그에 마주하여 눈인사를 건넸다. 조용한 성훈의 인사를 받은 정원은 말없이 청소를 시작했다. 그 후로 이어지는 것은 정적. 정말 딱 인사뿐이었다. 정원은 부지런히 도서관을 쓸고 닦았다. 검사를 하는 사람 한 명...

2022 폴리티컬 러브 매치 "김선우. 따라 나와." 자리에 앉아 책을 뒤적이던 선우가 고개를 들었다. 교실 문 앞에 기숙사 담당인 생활 교관이 서 있었다. 네? 저요? 선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되물었다. 엄한 얼굴을 한 생활 교관이 인상을 팍 찡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급우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선우에게로 쏠렸다. 나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열애 실록 순화군편 똑똑, 누군가가 이사실의 문을 두드렸다. 네, 정원은 서류에 시선을 박고는 대충 대답했다. 덜컥, 문이 열렸다. 선우가 문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는 말했다. "저, 이사님...." "왕실에서 단독 입궁명령서가 내려왔어요. 좀 보셔야겠는데요." 네? 갑자기 입궁명령서? 그것도 단독으로? 정원이 되물었다. 고개를 끄덕인 선우가 문을...

열애 실록 순화군 편 할아버지께서 이 일에 손을 댈 수 없으니, 이 사건의 처리는 완전히 정원의 손안에 떨어진 것이었다. 옛날보다 독기가 잔뜩 빠진 할아버지는 분명 잡음 나지 않게 처리하고 싶으셨겠지만…. 정원의 생각은 달랐다. 그 호로새끼 잡아서... 어떻게 회를 쳐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냥 평소의 맹호파 스타일로 보내 버리기에는 너무 가벼운...

태연히 귀가한 정원은,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하인에게 말고삐를 넘겼다. 대문과 가장 가까운 정자에 앉아, 다과를 들던 시원이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 돌아올 정원을 맞이하기 위해 부러 가까운 곳에서 기다린 것 같았다.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온 시원이 정원의 앞에 섰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정원을 한 번 끌어안았다. 익숙한 시원의 향이 머리통 위에서...

정원이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일 분만 더 기다리면 이 갑갑한 교실을 박차고 나갈 수 있었다. 사십오, 삼십, 십오 그리고. 위잉, 위잉. 점심시간을 알리는 버저가 울려 퍼졌다. 정원이 찌뿌둥한 허리를 주욱 폈다. 역시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건 체질에 맞지 않았다. 차라리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만 했던 지난주의 체육대회가 훨씬 나았다....

열애 실록 순화군편 D - DAY = ??? D - 35 차분한 아침상 너머로 옅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정원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그리고 정원이 기다리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뚱한 얼굴의 니키였다. 아침부터 깬 게 그렇게 억울한지, 니키는 정원에게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멀뚱멀뚱 서 있었다. 밥은? 먹었어? 정원은...

"학생증." "학생증 없어졌어." 오랜만에 단정한 교복을 갖춰 입은 리키가 분주하게 방을 뒤졌다. 뭐? 놀란 선우가 되물었다. 리키는 그런 선우의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고, 제 서랍을 뒤지고 또 뒤졌다. "당장 나가야 하는데 어떡해?" "몰라, 선우도 같이 찾아줘." 태연한 리키의 목소리를 들은 선우가 반쯤 신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는 리키의 침대 이불을...

기호 3번 김선우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박성훈과 양정원은 돌아왔습니다. 그다지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둘이 자리를 비워준 것은 선우에게는 굉장히 좋은 기회였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가장 파고들기 쉬운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선우는 그 기간 동안 딱 네 가지 전략을 활용하여, 유권자들의 환심을 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박성훈과 양정원이...

소군후의 차남, 박민재에게 제 인생 최악의 이틀을 꼽으라면, 지난 이틀을 꼽을 수 있었다. 멍하고 순하다고 생각했던 제 형이 엄청난 손님을 초대한 탓이었다. 덕분에 소군후의 식구들은 멀쩡했던 옷도 다 다시 맞추고, 집안도 전부 다 갈아엎었다. 민재는 사흘 동안 벽에 걸어둘 석난을 몇 개나 그렸다. 응접실에 놓을 은근한 사랑시도 성심성의껏 적어 어머니에게...

열애 실록 순화군편 [일상 vlog│퇴근길 마중 가요!] 조회수 120만회 · 2시간 전 인기 급상승 동영상 #1 ▶ PLAY ▶ 안녕하세요(웃음) 오늘은..... 별 건 아니고 남편 퇴근 마중 나갈 건데.... 어, 네. 마중 나가요. 아…. 앞에 사람 없는데 혼자 말하려니까 되게 어색하네요…. 어쨌든 가면서 집 앞에 있는 화원에서……. 꽃다발 하나 사...

리키가 아려오는 제 머리를 꾹꾹 눌렀다.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자꾸만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그런 와중에 할 일은 너무 많았다. 꼭 김선우를 이겨야겠다고 마음을 먹기는 했지만, 막상 감투를 쓰고 앉으니 너무 귀찮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김선우 앞에서 신경 쓰이게 얼쩡거리는 쪽이 나았으려나. 리키가 허리를 숙여 책상에 제 머리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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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에서 시체가 나왔다. 기숙사에서 학교로 통하는 하나뿐인 길에서 발견된 시체였다. 싸늘하게 식은 채 발견된 학생 하나. 살아있을 적의 그는 석씨의 성을 가진 신라계의 학생이었다. 목격자가 많았던 탓이었을까, 그 시체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빠르게 퍼져나갔다. 덕분에 오전부터 학교가 술렁였다. 일교시가 시작 되기도 전에 온 학교에 사이렌이 울렸다....

한참이나 달리던 인한공이 말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바쁘게 달리던 말이 서서히 멈춰서기 시작했다. 인한공의 품속에 있던 정원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인한공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출발했던 곳부터 여기까지." "우리가 지나온 땅은 전부다 네게 될 거다." 인한공의 앞에 앉아 있던 정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 아비의 말을...

열애 실록 순화군 편 거한 사고를 친 정원은 퇴원한 양 회장 밑으로 소환당했다. 그리고 꼬박 삼 주 동안 본사로 출퇴근하며 구르고 구르고 또 굴렀다. - 양 회장의 성질머리를 받아주는 건 덤이었고, 말 드럽게 안 처 듣는 고얀 놈이라고 오랜만에 삽으로 맞기까지 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힘이 빠지셔서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사실 정원은 이 본사행에...

梁 나약한 나는 그 누구도 원치 않는다.모름지기 오사함의 영주 될 자는 속에 든 모든 나약을 버리고, 강건으로만 그 속을 채워야 한다.이때 나약이란.첫째, 약한 이를 져버리는 것둘째, 나태하여 수련을 게을리하는 것셋째, 조국의 부름에 응하지 않는 것넷째, 적에게 등을 보이는 것...열째, 자신을 속이는 것이상虎加 梁 호가 양초대 가주 양 문곡 길게...

2022 폴리티컬 러브 매치 학교 안은 숨을 곳이 없으니, 당장 이 학교에서 나가야 했다. 정원은 달리고 또 달렸다. 언젠가 이성을 잃은 박성훈이 뜯어낸 철창을 넘고 달렸다. 하늘에서는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산에서 밤을 지새울 수는 없으니 최대한 빨리 산을 넘어야 했다. 이 산을 넘어 내려가면, 어디더라. 마평이었나. 그럼 학교를 나가서...

열애 실록 순화군 편 1. 20XX년 10월 27일 오전 5시 20분 "부마 나리, 부마 나리." "정신 차리세요. 벌써 해가 중천에 떴습니다." 정원이 눈을 번쩍 떴다. 화들짝 몸을 일으킨 정원이 머리맡에 내려둔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오전 5 : 30] 오전, 5시 30분. 오전 5시 30분. 잠이 덜 깨 아직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아니...

처음 기다리기 시작한 건. 박성훈의 첫 순항 훈련 때였다. 해사의 생도라면 누구나 가는 다섯 달짜리 순항 훈련. 다섯 달이라니... 눈앞이 아찔했다. 하지만 첫 해외 순항이라며 신이 난 박성훈의 얼굴을 보면... 차마 징징 거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원은... /재밌게 다녀오세요오./ 하고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보내줬다. 손까지 방방 흔들면서. - 물론...

작중 등장하는 모든 역사, 인물 및 정치집단은 모두 허구입니다! "모모카가 죽었다." 반도에서 연락이 왔어. 아버지가 담담하게 말했다. 여동생이 찼던 공이 하늘에서 툭 떨어져 내렸다. 바닥에서 몇 번 튕긴 공이 스르륵 굴러 리키의 발치에 멈춰 섰다. 그 공을 가만히 바라보던 리키가 고개를 돌렸다. 마주한 아버지는 담담한 말투와는 다르게... 금방이라도...

"너한테 나를 줄게. 다른 조건은 없어." "어떻게 생각해?" 리키가 마주한 선우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눈물에 젖은 옅은 눈동자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매번 군사들을 격려하는 연설을 하던 박성훈 보다도, 매번 전선의 맨 앞에 서서 형형하게 빛을 내던 양정원보다도 결의에 찬 눈이었다. 하지만 리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의심뿐이다. 거짓말....

"박성훈." "박세인." 가만히 아침상을 들던 박진록 대감이 성훈과 세인을 불렀다. 아직 잠이 덜깬 성훈이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박진록 대감은 성훈과 세인과 한 번씩 눈을 맞추고는 품 안에서 종잇조각을 꺼냈다. 또 어디선가 받아온 초대장인 것 같았다. 박진록 대감이 양손에 초대장을 하나씩 들고는 성훈과 세인에게 내밀었다. 성훈이 눈을 한 번 도르륵...

*등장하는 지명, 민족, 역사는 모두 허구입니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선우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천장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선풍기를 보며 선우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고민거리가 너무 많았다. 당장 내일이 토론회인데, 아직도 고구려계를 공략할 방법은 보이지 않았고, 석택지를 죽인 범인도 잡히지 않았다. 조사가 돌아가는 꼴을 대충 보아하니, 진짜 범인을...

백우선은 선우가 맞습니당!! 어두운 바다에서 어지러운 비명이 들려왔다. 리키가 고개를 들어, 칠흑 같은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커다란 바다가... 피 칠갑한 시체로 가득 차 있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그 시체들을 본 리키가 바다를 등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달아나도, 그 바닷가에서 멀어질 수가 없었다. 이내 그 바닷속의 시체들이...

얼마 전 황태자비께서 손수 주최하신 입춘회가 성공적으로 끝이 났소. 입춘회에 새롭게 등장한 인사들이 많았지만, 그중 제일은 단연 박세인 낭자였소. 황태자비께서 폐화수월이라며 감탄까지 하셨으니, 과연 꽃들의 왕인 모란이라 칭해도 무색하지 않을 것이오. 입춘회 다음 날 소군후의 저택 앞에 가득 쌓인 꽃바구니를 보지 못한 중경의 사람은 없을 것이오. 필자 또한...

오사함의 군대를 왜 산군山軍이라 부르는지 아십니까? 자기들이 진짜 산군山君-호랑이-라도 되는 줄 아는지, 신출귀몰하게 나타났다, 사라져서 그렇습니다. .... 처음 금천 협곡으로 들어섰을 때....가장 먼저 터진 건 연막탄입니다. 연막탄? 네, 그것도 제법 많은 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연막탄이 터진 광경을 보신 적 있으신지요? 아니요. 좁은 협곡에서...

한반도의 삼국은 전쟁을... 무려 반만년 동안 했습니다. 무릇 싸움이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니, 한쪽이 선빵을 치면 다른 한쪽도 참지 않고 주먹을 날렸다는 뜻입니다. 아마 한반도에 나라가 두 개만 있었으면 생각보다 전쟁은 빨리 끝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반도에는 세 개의 나라가 있었고... 자기들끼리 물고 물리는 관계 때문에 전쟁은...

"니시무라?" 누군가가 리키를 불렀다. 옆구리에 산술책을 끼고, 복도를 가로지르던 리키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눈에 들어찬 것은... 리키도 아는 얼굴이었다. 너, 진짜 니시무라냐? 그가 다시 한번 리키에게 물었다. 당황한 리키가 눈을 끔뻑이며 입을 열었다. "상문이 형?" "형이 어떻게 여기 있어요?" 니시무라 맞구나! 살아 있었네! 상문이 밝게...

열애 실록 순화군편 D - 5 차에서 내린 기사가 성훈과 정원이 타 있는 뒷좌석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정원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는 제 옷매무새를 한 번 가다듬었다. 똑똑, 기사가 창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정원이 준비되었으면 문을 열겠다는 작은 싸인이었다. 한 달 전에 궁 안에서 당했던 갖은 지랄들이 정원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걸 다시...

부여단아 공주는 부여 왕가의 독자獨子다. 그러니 그녀는 당연히 �� 백제의 지존이 될 거다. 그런 귀하디 귀한 왕손의 약혼자를 선발한다. 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뭇 왕족들의 혼사와는 당연히 무게감이 다르다. 하지만 아무리 그녀의 혼사가 무거워도 그녀는 어쨌든 공주다. 그것도 왕이 끔찍이 아끼는 장녀이자 고명딸. 혈통도 귀했는데, 왕께서 귀히 여기기까지....

"아사라의 아들이 바다를 건너왔다고 하구나." 정원은 열심히 갈던 먹을 내려두고는 고개를 파득 들었다. 그리고는 물었다. "네? 모모카 누님이 그렇게 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요?" "어쩌다가 그 아들이..." 쯧. 할머님이 혀를 찼다. 별 이유가 있겠니, 또 제비를 뽑았겠지. 안쓰러움과 걱정이 뒤섞인 말투였다. 정원의 얼굴이 숙연해졌다....

＂너 정원이랑 결혼 안 하니?＂ 쿨럭, 쿨럭. 잘만 넘어가던 찌개가 목구멍에 막혔다. 성훈의 어머니가 물컵을 내밀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보통 임관하기 전에 결혼하잖니 나도 네 아버지랑 그때 결혼했고.＂ 성훈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결혼, 결혼. 갑작스레 닥쳐온 단어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한참이나 기침을 토해낸 성훈은 겨우 숨을 고르고는 입을...

미추홀까지 올 때는 온갖 개고생을 하면서 왔는데, 돌아가는 건 너무 쉬웠다. 그냥 가까이 있는 경찰서에 가서 자진신고. 덕분에 돌아갈 때는 시트가 부드러운 차를 타고 갔다. - 물론 수갑을 차긴 했지만... 학교로 돌아가서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하고, 지하 심문실로 직행. 종잡을 수 없는 박성훈 덕분에 양정원은 오랜만에 철창신세를 졌다. 돌아온 정원은...

"그래서 어디 놈이야. 신라? 고구려?" 리키가 고개를 숙였다. 그것조차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장난이야? 반쪽짜리라서 그렇게 안일하게 굴러먹나? 대대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리키는 무정한 그 말을 듣고도 차마 반박할 수 없었다. 기지의 보안이 이렇게까지 새어나간 것은 함부로 낯선 이에게 마음을 내어준, 제 탓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원이 국궁 수련실 한구석에 놓인 활을 잡아 들었다. 그런 정원을 뒤따라 상문이 활을 잡았다. 정원은 제 미간을 찌푸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 소리만이 고요한 수련실 안에 울려 퍼졌다. 비어 있는 자리에 아무렇게나 선 정원이 화살꽂이에 즐비한 화살을 하나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시위에 걸었다. 정원은 그 활시위를 주욱 당기며 입을 열었다. "목상문."...

어깨가 흔들렸다. 정원아. 도착한 것 같아. 낮은 성훈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정원이 눈을 번쩍 떴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미추홀에서는 정차한 것 같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정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제복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튀어나온 것은 제법 두툼한 지갑 하나였다. 정원은 고민 없이 그 지갑을...

열애 실록 순화군편 똑똑. 누군가가 병실의 문을 두드렸다. 가만히 책장을 넘기던 성훈이 고개를 들었다. 아직 시곗바늘은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원이는 급한 일이 있어서 해외에 나갔다고 했다. 김 비서님은 매일 세 시에 오셨으니 분명 김 비서님도 아니었다. 신일이는 어제 이미 병문안을 왔다 갔고. 그럼... 남는 사람은 딱 하나였다. 목소리를 한 번...

리키가 몇 번이나 몸을 뒤척였다. 항상 그랬지만... 오늘은 유달리 정신을 놓기가 어려웠다. 백우선 아니 김선우가... 지금 리키와 같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김선우는 이제 정말로... 온전히 리키의 입안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러니 김선우를 죽이고 살리는 것은 온전히 리키의 선택이다. 리키가 몸을 돌려, 제 침대에서 도롱도롱 자는 김선우를 바라보았다....

퇴원한 정원은 정말 바빠졌다. 각종 방송국이며 정부 부처며, 성훈은 평생 상상도 해본 적 없었던 곳으로 매일 같이 불려다녔다. 그렇게 바쁘게 방송을 타고나면, 정원은 매일 같이 E 구에 있는 센티넬 관리센터로 향했다. 아직 미세 폭주의 위험이 남아있는 탓이었다. 그렇게 정원이 바쁜 와중에, 성훈은... E 구청에서 접근금지 명령서 하나를 받게 되었다....

입대한 리키가 처음으로 배치받은 곳 사비 중앙 육군작전사령본부였다. 수도 사비에 자리한 육군작전 본부는 모든 백제의 육군을 통솔하는 곳이었다. 그곳은 무수히 많은 기밀과 중요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새어나가면 전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정보들이 발에 챘다. 그러니 중앙육군작전사령은 보안의 백제에서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였고, 그 안전은...

* 라이트 모드로 먼저 보시길 추천합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오던데, 다들 잘 잤나?" 공주님이 물었다. 네, 평안히 잘 보냈습니다. 후보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정원이 고개를 빼꼼 들어 단아를 바라보았다. 간밤에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지, 마주한 얼굴이 조금 수척해 보였다. 단아는 정원에게 제법 미안하긴 한 것인지, 정원의 쪽으로는 시선 한 번 주지...

좀 지낼 만해? 성훈의 앞에 앉은 박 심문관이 물었다. 정기적이고 형식적인 질문이었다. 차분히 앉은 성훈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뭐 불편한 건 없었고? 응. 성훈이 나직이 대답했다. 바쁘게 무언가를 써 내리던 심문관이 고개를 들어 성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저번에 말해준 정보로 고령의 지뢰는 다 파냈다." 윗선에서도...

2022 폴리티컬 러브 매치 정원이 침대 위에 성훈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아침이면 상처가 다 낫는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지 가득하던 생채기가 조금 옅어져 있었다. -양정원이 찍어버린 이마도 제법 괜찮아진 것 같았다. 와, 이거 좀 억울하네. 결국 나만 상처 주렁주렁 단 거잖아? 정원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목상문이야 입이 그렇게 싼 놈이 아니니 알아서...

후보자들이 하나둘 정전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난 밤 지 영역의 평가가 제법 늦게 끝이 나서 그런지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원은 눈을 한 번 깊게 감았다 뜨고는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모든 후보자들이 자리에 들자, 이내 공주님이 납신다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정원은 고개를 숙이고는 오늘의 주인공을 공손히 맞았다. 공주님을 뒤따라 오늘의...

게시판 앞에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었다. 후보자들 사이에 놓인 단상 위에 올라선 한탑우가 설치된 마이크를 잡고는 제 키에 맞추었다. 한탑우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아." "지금부터 개경 제 1 남자고등학교 정 학생회장 부회장 선거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한탑우의 뒤편에 서 있던 선거관리위원이...

선배 있잖아요. 제 허벅지를 베고 누운 정원 입을 열었다. 응. 가만히 정원의 머리칼을 쓸어내리던 성훈이 나직이 대답했다. 선배 없는 사이에 학교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무슨 일? ＂이 학교에서 학생회장 선거를 한다네요?＂ 학생회장 선거? 성훈이 부러 모르는 척 정원에게 물었다. 네, 학생회장 선거요. 너무 웃기지 않아요? 안에서 자꾸 싸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