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양규의 최후 정말 잘 찍었다. 여러 볼거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갑주에 주목하고 싶다. 갑주가 보통 사극처럼 장식품이 아니라 갑주 본연의 방어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예산이 없다면 이런 디테일에서 신경을 쓰면 되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더할 나위 없이 만족했다.
한국사 웹툰과 일러스트 작가들이 모여 한국사를 테마로 한 일러스트 전시회를 엽니다.
12.09(토) ~ 12.17(일)
서울 종로구 효자로 35-1 2층
오전 11시 반 ~ 오후 6시 (16일 토요일 오후 2시~4시는 내부 행사로 관람 불가)
금수님의 신라 궁사 등 수준 높은 역사 일러스트들을 전시합니다.
조선은 사치를 하지 않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조선인들은 그들이 관심을 가진 문文의 분야에서는 극도로 정교한 예술성을 추구했습니다.
‘백자 청채철채 산형 연적’과 ‘백자 청화 산 모양 연적’을 보면 글을 쓸때 쓰는 도구인 연적에조차 공을 들인 조선인들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 애들 진짜 웃기다. 얼마 전에 고구려 웹툰 <카라반> 고증 쩐다고 트위터에 올렸는데, 중국 애들이 거기 달려들어서 고구려는 중국사고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쳤다고 난리피우고 있다. 벌써 짤까지 만들어서 카라반 고구려 고증이 중국껄 훔쳤다고 주장하는데, 너무 어이없어서 웃기기까지 하다
고려거란전쟁 양규 애전 전투는 잘 찍은 장면의 연속. 붉은 피를 뒤집어 쓴 고려의 복수귀 양규와 결코 깨지지 않는 갑주처럼 고려 또한 단단하다는 비유까지. 거란군에게 공포를 각인시켜 전쟁을 막으려는 영웅의 처절함과 적을 향한 원한이 어우러져 기억에 오래 남을 명장면이라 생각.
언제부턴가 삼국시대 드라마에서 반비(소매가 짧거나 없는 겉옷)를 걸치고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는데, 가끔씩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형태가 현대적이거나 장식이 화려하다.
현대적 감각 첨부하는 것은 좋은데, 그 탓에 고대 한복의 원형은 드라마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고려거란전쟁 여론이 악화되니까 이때다 싶어서 대하드라마에 여캐 등장시키지 말라는 사람들도 소수 보인다. 남캐가 어설프면 캐릭터 자체를 욕하면서 왜 여캐가 어설프면 여자 등장시키지 말라는 논리로 이어지는건지. 이게 그 뭔가에 하자 있으면 고치는게 아니라 물건 자체를 없애는 K-논리인가
복식사 또 하나 추천하는 책은 마찬가지로 채금석 교수님이 쓰신 <세계화를 위한 전통한복과 한스타일>. 촌스러운 표지와는 달리 내용이 매우 알차다. 저고리 유물 사진과 현대 복원품 사진을 수록하여 초심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고구려 백제 신라 쪽 사진 자료가 매우 풍부.
고려거란전쟁 너무 단순하다 역사를 따라가기만 한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몰입하는 것 같다.
앞뒤설명 맥락 해석 이런거 없이 오직 앞만 보며 달리기 때문에 작가들의 창작 요소가 들어간 다른 사극들과는 아예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것.
덕분에 뇌 빼고 보기는 편하다.
용손이라는 혈통 자부심이 대단하여 감히 어머니 천추태후를 넘보는 김치양을 경계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남색을 밝혀 후사가 없고
어머니를 성적으로 사랑하는듯 집착하며
나랏일은 귀찮아하면서도 백성들을 사랑하는 황제 목종
고려거란전쟁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는 바로 목종이 아닐까 싶다.
고려거란전쟁 귀주대첩은 정말 멋지게 찍었지만, 당대 도시나 건축 재현에 있어서는 기존 한국 역사 드라마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으며 오히려 퇴보한 부분까지 있다고 생각함. 언제까지 고려나 삼국시대 드라마에 조선 광화문이나 조선 건축을 봐야 하는지. 개경은 왜 또 저렇게 작아.
고려거란전쟁 이정우 작가가 의도적으로 원작과 자문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려고 고집을 부린다는 글들을 보았다. 만약 사실이라면, 작가로서 최악이라고 생각. 창작자로서의 태도가 바닥이니까. 필력이야 늘리면 되는데 되도않는 욕심과 고집을 부리며 막 나간다면 그건 좀…
아주 예전부터 든 생각. 역덕(특히 남초)들은 어떤 사극이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혐오함. 마치 자기들이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어느 정도는 좀 내려놓고 맘편히 볼 수 있어야 사극 만드는 사람들도 부담이 없고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퓨전 사극이 여자들 범벅돼서 망했다는 논리라면(심지어 망한 적도 없음) 대하사극은 철지난 남성성 숭배하다가 망작만 연이어 나오는 시리즈라는 기적의 논리가 성립할 수 있는데 왜 다들 그걸 모르는지. 대하사극만 참사극이고 나머지는 다 쓰레기라는 말은 종국에 가져오는 해가 너무 크다.
고려거란전쟁 1~6회는 이정우 작가가 아니라 맨 처음 배정된 신인 윤지혜 작가님의 결과물이라는 추측이 아예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근거가 희박하다. 왜냐하면 고거전은 초반부터 대본에 밋밋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 그나마 기록과 원작대로 전개되어 많이들 좋아했을 뿐이지.
이 드라마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법
1. 칼을 겨눈다.
2. 멱살을 잡는다.
3. 몸싸움을 벌인다.
4. 눈물을 흘리며 운다.
다른 드라마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고거전만 더 심해보이는 이유는
선과 악이 지나치게 분명하여 내 편 아니면 다 적이라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인 것 같다.
대하드라마니 정통 사극이니 뭐니에 대한 장르 재정의가 시급해보인다. 나는 대하드라마란 모닥불에 둘러앉아 듣는 ‘긴 옛 이야기’ 느낌으로 생각하는데,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대하드라마는 역사 교육을 위한 시청각 자료 느낌이다. 장르 재정의를 통해 확실하게 못을 박아야 앞으로 좋아질듯.
고려거란전쟁은 역사 기반 드라마가 아니라 평행우주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다 설명이 된다. 상상력을 왕창 퍼붓는 것이 결코 나쁜게 아니다. 그러나 기록과 원작대로 따라가다가 갑자기 드라마가 다른 장르로 돌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여캐 활용 너무 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