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든 철수든 아작낼 방법을 찾아보자. 바늘로 저주 인형 찌르기. 산기슭에 묻어줄 청부 살인 업자 고용하기. 죽여달라고 절대신께 기도하기. 또 뭐가 있을까. 누군가는 말한다. 그냥 다 묻고 잊는 게 진정한 복수라고.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헛소리다. 속 편하니 하는 소리다. 누군 도덕 교과서처럼 살기 싫은 줄 알아. 사람의 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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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요?’ 이단비님에게 귓속말이 도착했습니다. 알림창이 뜨자마자 칼을 휘두르던 손가락이 느려진다. 새벽 되면 접속하는 이단비. 내가 있던 맵까지 쫓아왔다. 눈꼬리 처진 까만 캐릭터가 해괴한 웃음 사운드를 내뿜었다. 그리고 메시지가 또 뜬다. 우리 밥 한 끼 먹을까요. 난 잠시 망설였다. 국물 한 점 없는 컵라면을 보았다. 피씨방 모니터 형광빛이 스티로폼...

난 장남이지만 쓰레기다. 겉보기엔 새벽부터 아버지와 일만 하고 있지만 머릿속엔 딴 생각뿐이다. 육개월 전 남편을 사고사로 위장시켜 보험금 타 먹었다던 거래처 청과집 누나가 내 허벅지를 주무를 때마다 나도 남자로 태어났으니 떡 치고 싶다는 생각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든다. 하지만 이 동네의 암묵적인 법칙. 손이라도 잡으면 결혼까지 가야 해. 두부와...

2021년 7월 3일 업로드

(기) 쎄하고 못된 새끼가 섹스 하난 잘해. 그것도 존나게 잘해. 상식적인 새끼는 섹스도 성교육 비디오처럼 친단 말이야? 근데 야마 돌아서 좀. 좀 웃긴 새낀 더럽고 자극적인 맛이 있거든. 이민형은 그말에 이동혁을 떠올렸다. 겜만 내리 처하다가 까만 배 까두고 벌러덩 고롱고롱 자고 있을 울집 애기 이동혁. 특기는 ‘씨발 형 나한테 박혔으니까 어디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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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8 ~

이동혁과 이민형이 공포 영화에 등장한다면? 클리셰에 따라 첫타로 뒤지는 커플일 것이다. 홈파티 중 친구 부모님 침실에서 콘돔 뜯기도 전에 창문으로 기어 올라온 엽기 삐에로 살인마에게 참수 당하는 걸로 도입을 장식하겠지. 이동혁은 살인마에게 옷걸이로 깐족거리다 당할 것이고 이민형은 그 밑에 번지는 뜨거운 피를 만져서야 비명 내지르며 허무하게 당할 것이다....

종이접기 지도사범 자격증 보유. 하얗게 깎은 생밤으로 저글링. 각설탕과 라이터로 짭탕후루 요리. 야바위꾼 놀이 도중 빠르게 움직이던 술잔 속 오만원권 들고 튀기. 독도는 우리 땅 멜로디에 맞춰 논현 일대 맛집 읊기. 3분 카레 돌리는 동안 아쿠아의 롤리팝에 맞춰 스트립쇼 하기. 피곤한 형들한테 자주 가는 찜방 세신사 성대모사 보여주기. 일반적으로 이동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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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주변인과 환경의 조화다. 아버지의 씨앗과 엄마의 뱃속을 빌어 탄생했다는 것. 살아있는 자체가 입증한다. 반박의 여지 없다. 그렇기에 생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생의 책임은 혼자만의 것이니 인류는 말한다. 그래서 생이란 원래 불공평해. 이동혁의 생 역시 그랬다. 이동혁은 법망의 아들이었다. 법망이 어떤 위인인가? 유년 시절부터 대주 스님의...

심플노트 1234편에 추가 56편 합본.

매일 ‘작업’ 치러 나갔다. 또는 ‘한탕’ 하러 나갔다. 뱀띠형은 우리 일을 그렇게 불렀다. 수법은 언제나 같았다. 랜덤 챗방 틀고 적었다. 가출했어요. 잠깐이라도 잘 곳이 필요해요. 그리고 상대방을 모텔로 불러냈다. 난 미끼였다. 욕실에서 옷 벗고 뱀띠형에게 톡으로 신호를 보냈다. 뱀띠형과 아이들이 방으로 달려와 날 구출했다. 아니 아니 구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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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저소득 키스방과 저강도 고소득 하이쩜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딨겠냐만 굳이 상대적인 비교를 하자면 철저히 불공평했다. 다행히도 이동혁의 근무처는 후자에 속했다. 스타렉스 타고 노래빵 도는 곳보단 현금 순환이 빠르고 규모도 유별났다. 특히나 좆같은 현장이 드물었다. 적성에만 맞으면 그럴싸한 환경이었다. 실장 몇이 선수와 고객을 빡시게 관리한...

적상은 똥통 나부랭이였다. 윗동네는 씨가 말라가는 반딧불 축제와 래프팅으로 관광객이 유치됐다. 아랫동네는 겨울이면 리조트 고객들이 떼로 붐볐다. 하지만 황폐한 적상이 가진 것이라곤 쓰잘데기없는 깊은 산. 가냘프게 씨 말라가는 개울. 그리고. 그리고 사다코. 나는 더위 끝물이면 머루인지 아로니아인지 씨발것을 매일 땄다. 추워지면 쪼그리고 땡감 껍질을...

관생수는 오전부터 장기굿을 연댔다. 그곳에 따라간다는 말은 기어코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구씨 삼촌 조합 따라간다는 구라만 쳤다. 사소한 거짓말 치는 생활이 지긋지긋하다. 그럼에도 늦지 않으려 새벽같이 운동화 끈을 맸다. 엄마는 자꾸 내 뒤를 쫓아왔다. 남방 주머니로 돈을 찔러 넣었다. 네 아버지 볼라. 후딱 챙겨. 평소라면 잽싸게 받았을 텐데 가슴에...

(전)(결) 합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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